누구든 죄성을 지니고 유전적으로 태어나기에 죄를 범한다. 일반법을 어기는 범죄는 물론이거니와 하나님의 법에 대한 범죄는 더욱 그렇다. 죄를 범하지 않게 하려고 갖가지 제도나 제재를 가해도 자제력은 오래가지 못한다. 죄를 범하지 않으려 하더라도, 심지어 의식하더라도 소용없는 경우가 많다. 나이가 들거나 철이 들면 줄어들 거라고 한다. 물론 차별이 있다. 그 진전은 정말 미미하다. 행위로 구원받는다는 주장은 언뜻 보면, 좋게 보이는 빛 좋은 개살구이다. 보기만 좋을 뿐 실제는 맛은 떨다. 심지어 신앙, 신념, 지식, 지위 또는 장소에 따라 달라지면 인격이 달라질 것이라고 하지만 조금의 변화만 느낄 뿐이고 그 기간도 정말 간단할 뿐이다. 시대마다 나아진다고 하면, 거짓말이다. 어느 시대든 나아진 것도, 달라진 것도 없다. 시대든, 문화든, 나이 든, 장소든 인간은 언제든 틈만 나면 죄를 범하고 싶어 한다. 의식하든 무의식이든, 알든 모르든 인간은 죄를 범한다. 정말 범하고 싶지 않은 자는 이따금 있지만 얼마나 연속인지 지속하는지 영속하는지는 판단할 수 없다. 영웅으로 존경받는 자라 하더라도 시대의 전기 작품이지 실제는 그렇지 않다. 나를 보면, 이루 말할 수 없다. 늘 생각으로, 판단으로, 신앙으로, 신념으로, 양심으로 죄를 범한다. 정말 이러한 죄책에서 벗어나고 싶지만 좀 달라지기도 할 정도인데 여전히 그렇지 않다. 부모가 생존할 때는 간섭받는다고 불평하다가 세상을 떠난 후에는 후회하며 지낸다. 어느 인간이 이 죄책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행위 구원이라면 우리는 모두 영원한 절망과 지옥뿐이다. 우리는 하나님의 적이다. 기대도, 희망도, 사랑도, 바람도 너무나 이기적이다. 이기심을 이기는 길은 세상에선 도저히 찾을 수도 없고 없다. 진시황이 불로초를 찾는 것처럼 허무한 것이다. 그러다가 49세에 죽고 말았다.


중생이니, 구원이니, 사랑이니, 천국이니, 구세주니 등등 다양하게 입술에 쏟아내지만 양심으로 묻고 나면 답변은 희미하다. 양심도 지식에 속하기에 지식에 따라, 환경에 따라, 시대에 따라, 상대방에 따라 달라지니 양심도 무슨 기준이 되겠느냐마는 적어도 자신이 속한 사회나 단체에서 지닌 지식에 따른 양심에게 물어보면, 한심하기 짝이 없다. 정말 죄책에서 벗어나고 싶었는가? 이것은 본질적 질문이다. 신앙의 근본적 질문이다. 그래서 로마가톨릭교회가 제시하는 보속 신앙이 우리를 그나마 쉽게쉽게 살게끔 한다. 하지만 그 길은 지옥으로 향하는 첩경이다.


내가 프로테스탄트주의에 속한 장로제도에서 벗어나지 않고, 그중 개혁신앙을 채택하며 확신과 확고함을 보존하고 가르치는 이유는 이 신앙 그래도 신학자나 신앙인이 역사를 통해 제시한 인간 이해에 가장 적합하고, 하나님의 기록된 말씀인 성경 해석에 가장 적합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것을 준거기준으로 삼는 것은 율법주의에 빠질 수 있기에 언제든 성경의 의미를 찾고 찾아 익숙하게 되고 배우고 연구하여 가르치려고 노력할 뿐이다. 그것에 따라 살려는 노력한 한 명의 노력자(endeavor)에 불과하다. 나 한 사람을 위해선 그렇게 연구할 필요가 없지만 가르치는 자이기에 얼마나 부담스러운지 모른다. 내 것도 아닌 것을 가르칠 때 잘못한다면, 난 정말 사기꾼이고 괴수가 아닐 수 없다. 나를 위한 연구이지만 바른 것을 위한 연구가 훨씬 사명감이 투철하고 중요성의 비중도 무겁다. 조금 알아서 가르치려고 촐랑거리는 것과는 다르다. 과거에 나의 자세였을 수 있지만 말하고 가르치면 바뀔 것이라는 허상을 지닌 때였지만 아니다! 중생의 경험을 한 자가 아니면, 선천적으로 일시적 선행과 선심을 가질 수 있겠지만 꾸준하게 노력하지 않는다. 작가의 자서전에 나오는 인물을 논하지 않는다. 자신이 거듭났다거나 그리스도를 자신의 구세주로 영접한 것이 진실하다면, 증명에 힘쓸 것이다. 난 이것을 의무라고 말한다. 이에 따라 하나님은 율법을 주셔서 그 의미를 찾아 알아 살게 하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