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도인이 되는 이유에 관해 20대 심각한 고민에 빠졌다.

이 고민 끝에 나는 지금도 변치 않고, 앞으로도 절대 변하지 않은 확고하고 확실한 개념을 설정했다.

인간 됨! 인간화! 나는 인간인데 왜 인간이 되려고 그리스도인이 돼야 하는지 그 이후부터 고민하면서 후회 없이 지금까지 이 질문의 답을 실행하고 있다.

몸뚱이 있다고 인간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

영이 인간의 육체를 떠난 후 몽뚱어리는 정말 쓸모없는 것임을 장례식에 참여하면서, 장례식을 거행하면서, 사랑하는 양부모를 실제로 여의면서

영이 떠나자마자 육체는 썩어가는 것을 보았다. 먼저 간 분들에 관해 내 기억에 존재할 뿐 그분을 만날 수도, 만질 수도, 볼 수도 없다.

육체에서 영의 떠남에서 얼마나 인간의 영이 육체나 몸에 끼치는 영향이 크다는 것을 깨닫는다. 영이 올바를 때 인간이 된다는 것도 알게 됐다.

일반으로 육체나 몸의 건강과 강건을 추구하지만 영과 함께 추구되지 않으면 몸의 조건 역시 의미가 없다는 것을 깨달았고,

몸의 조건이 어려움을 겪으면 강한 영의 상태 유지도 어렵다는 것을 깨달았다. 영의 기능으로 얼마나 많은 에너지가 소비된다는 것도 살면서 깨달았다.

영의 기능에 관해 심리학, 아동 심리학이나 교육학을 통해 대학 시절에 배운 것에 불과하다.

하지만 여전히 풀리지 않는 인간의 심리, 정신, 양심, 영, 혼, 의식 등등의 개념 설정이 쉽지 않았다.

그러니 나의 인간 됨의 상태 역시 쉽지 않았고, 왜 이런 삶을 사는지 정답을 갖지 못했고, 이런 삶의 후렴이 뭣인지도 깨닫기 어려웠다.

그러던 중 <칼빈주의> 과목을 가르친 이근삼 교수님의 수업을 통해 그의 사상과 개혁 신앙을 접하게 됐다.

그리고 그의 걸작 <기독교강요>(그리스도교 원리)의 영어판을 어렵게 구하여 읽으면서 영의 개념을 확실하게 갖게 됐다.

물론 대학 시절에 그 깊은 의미를 온전히 깨달은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그리스도교 원리>(기독교강요)를 차분히 수 차례 정독하면서 그의 열정과 의도 및 신앙에 감동과 정동을 체험했다.

누구도 제대로 가르쳐 주지 않는 그리스도교 원리를 깨닫게 됐다. 늘 설레면서 긴장하면서 읽는 것은 그때나 지금이나 앞으로도 같으리라 여긴다.

그의 책 제1권 15장은 우리 자신에 대한 지식 편에서 인간의 창조 시 상태를 설명한다.

나는 여기서 잠시 멈추고 숨을 가다듬으면서 그동안의 고민했던 그리스도인이 돼야 하는 분명한 이유인 인간 됨에 대한 숙제를 마침내 완벽하게 해결하게 됐다.

오랜 연구를 통해 얻은 것이 아니라 이미 명시된 답을 난 파악하지 못한 것이다.

나는 그의 책을 읽으면서 구속의 진리도, 그분의 하나님 됨도, 중생의 경험도, 교회의 바른 관도 모두 깨달았다.

그 책은 마치 그리스도교에 관한 보고와 같았다. 난 결심했다. 이 책을 보편화시켜야 한다는 결의를 하게 이르렀고 이제 그것을 실천하는 중이다.

칼빈 선생은 인간은 영과 육으로 구성돼 있으며, 영과 육이 상호간 영향을 주는 것 같을 뿐 구별된 존재라고 말한다.

이 설명은 내가 쌓아온 인간에 대한 지식을 완전히 무너뜨리는 것이고, 구원의 진리를 깨닫게 하는 바른 통로 역할을 했다.

영은 영원하고, 육은 유한하다는 것, 하나님은 영원하고, 인간은 유한하다는 것이다.

인간은 불가시적 존재인 영과 가시적 존재인 육이 함께 조화를 이루는 존재이다.

그 영이 왜 육을 떠나게 되는 지는 자살이나 죽음에 이르는 질병이 원인처럼 여겨질 뿐 실제는 영원한 그분이 영을 소환하는 것이고,

영만 아니라 육도 심판장으로 소환한다는 것이다.

영이 중요하고 육은 그렇지 않다는 이원론에 입각한 조로아스터교도 아니고, 영과 육이 나란히 중요하다는 것도 아니고,

육의 상태에 따라 영의 상태가 달라지는 것도 아니고, 영과 육의 다른 상태와 세계가 함께 존재하는 인간은 그야말로 신비로운 것이다.

이것에 관한 신비로움이 구속 사역을 통해 역사만 아니라 피조물 나에게까지 이른 것은 이적이다.


라 은 성(Rev., Ph.D.)